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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일평생 낚시꾼으로 살아온 노인이 거대한 청새치를 만나 사투를 벌이는 소설. 워낙 유명하기에 한번 쯤 읽어봐야 한다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180페이지 정도로 얇은 책이지만 글자가 빼곡하게 담겨있는 느낌 탓인지 완독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 책의 특징은 헤밍웨이의 '하드 보일드' 문체가 두드러 진 점과, 인기적으로 하향선을 그리던 헤밍웨이 작품을 다시 정상까지 끌어올려준 점 등이 있다. 아무튼 노벨문학상까지 받은 책이니 기대가 컸다. 

 그런데 고전이란 이렇게 어려운 걸까. '데미안' 책을 읽고 '이게 뭐야?'라고 느꼈던 감정을 '노인과 바다'에서 다시 느꼈다. 도대체 이 지지리 궁상 노인이 거대한 청새치를 잡다가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가 뭐 그리 대단하다는 걸까. 책 뒷부분엔 작품해설이 자세히 나와있지만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시절 사람들이 왜 '노인과 바다'를 높게 평가해 주었는지 말이다. 

 제일 먼저 작품의 주제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노인의 꿈에 등장하는 사자가 처음엔 혼자였다가 나중엔 무리로 나타나는 점, 혼잣말로 자주 중얼거리거나 자신을 따르던 소년을 그리워 하는 점, 자신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 때 마을 사람들이 걱정했다는 사실을 알고 가슴이 따뜻해지는 장면으로 미루어 볼 때, 혼자만 살아가는 인생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생각했다. 

 또 다른 주제로는 자기 배보다 큰 청새치를 삶의 목표로 비유하고, 상어들을 고난으로 비유하면서 인생을 생각해보자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유한다면 힘들게 인생의 목표를 얻었지만 끝에선 고난이라는 상어들에게 모든 것을 읽게 된다. 결국은 작가가 물질적인 목표보다는 사람을 사랑하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다양한 해석이 많은 책이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작품해설을 보지 않았으면 감동과 주제를 알지 못했을 텐데, 옛날 사람들은 어찌 그렇게 명작으로 평가했을까. 그래서 나는 스스로 정리해보고 싶다. 아직 내 문학적 소양이 부족하여 '노인과 바다'에 깊은 감동을 느끼지 못했지만, 만약 내가 같은 주제로 글을 쓴다면 헤밍웨이 시대가 아닌 지금 시대에 맞게 글을 써야 한다. 아무리 예술성이 높아도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힘들면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