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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논어 공자 소준섭 옮김(현대지성)

 서양 철학은 접해봤지만 동양철학은 처음이었다. 과연 얼마나 따분할까, 현대 사회와는 안 맞지 않을까? 부정적인 마음을 품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현대지성에서 나온 책은 많은 해석이 달려 있지 않고 원문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철학이라는 장르를 그렇게 생각한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너무 당연한 도덕책 같은 소리'가 될 수 있고 '이것이 인생의 진리'라는 깨닳음을 주기도 한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언제부턴가 '혹시 내가 빌런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는 순간 철학이 재밌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해석이 없는 서적이라 조금 생소하고 난감했다. 제자가 묻고 공자가 답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게 무슨 소리지?라는 반응을 반복했다. 모르는 한자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공자를 읽은 땐 항상 노트북을 곁에 뒀다. 인터넷엔 친절하고 상세하게 해석해주는 사람이 많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 중 하나가 있는데 이런 내용이다.

 

 "공자님 한 마을에 A라는 사람이 있는데, 마을 사람들 모두가 그를 좋아해요! 그럼 A는 좋은 사람인가요?"

 "부족하다!"

 "그러면 한 마을에 모든 사람들이 A라는 사람을 싫어해요. 그럼 A는 좋은 사람인가요?"

 "역시 부족하다!"

 "그럼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이에요?"

 "그 마을에 좋은 사람들만 A를 좋아하고, 나쁜사람들이 그를 미워한다면 A를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당연한 거 아냐?라는 반응이 나올수도 있지만 나는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갔다. 난 좋은 사람이 아니였구나! 

 그렇다면 좋은사람이 되려면 어찌해야 할까? 무조건적으로 친철하고 온화한 사람은 아닐 거다. 내가 이해한 좋은 사람이란, 도덕과 윤리를 지키며 당당한 사람. 나쁜 사람들에 꼬임에 넘어가지 않고 확고한 신념을 가진사람이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가끔 그런사람들이 있다.

 

 "이거는 대충하고 지나갑시다"

 "안됩니다. 제대로 절차 지켜서 FM대로 해야지요"

 

 도대체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왜 저렇게까지 주변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거지? 지나고 보면 그 사람으로 인하여 조금 힘들긴 하지만 '혹시나'하는 불안 없이 떳떳하게 지낼 수 있었고, 뿌듯하기도 했다. 일적으로는 그렇고 인성적으로도 훌륭하다면 더 좋은 사람이겠다.

 

 한마디로 논어는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그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인지. 어떤 친구가 좋은 친구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유교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유교가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망쳤다는 생각에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학문이었는데 생각이 좀 달라졌다. 당장이라고 머리에 갓을 쓰고 돌아다니고 싶은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