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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리뷰]

 원시 시대에서 수렵채집을 하던 사피엔스가 어떻게 지금까지 왔을까. 나는 사람이 조금씩 진화하여서 점점 똑똑해졌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원시시대의 사피엔스와 우리는 유전적으로  차이가 없었고, 컴퓨터를 하고 있는 나와 사냥하는 사피엔스는 같은 종이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발전하게 됐을까.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보다 똑똑해서 였을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지만 정답은 아니다. 네안데르탈인도 충분히 똑독하고, 침펜치나 원숭이 같은 다른 영장류 동물들도 도구를 쓸 정도로 똑똑하다. 심지어 어떤 침팬치들은 거짓말도 할 줄 안다. 

 도구가 발달해서, 불을 발명해서, 농업이 발달해서, 산업이 발달해서 지금까지 온 건 당연하다. 하지만 왜 특별히 두뇌나 육체가 뛰어나지 않은 사피엔스가 위와 같은 과정들을 거쳐갈 수 있었을까. 유발 하라리가 대답해주는 정답은 그야말로 충격.

 하라리는 사피엔스가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파노라마처럼 상영해 준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날에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묘하게 느껴졌다. 힘들게 일어나 출근하고 월급날을 기다리며, 태양이 뜨고 지는 것은 무의미 하고, 도로에 굴러가는 자동차는 당연하고, 경제 위기 방송을 보며 미시적으로 보며 살았던 세상이 굉장히 거시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이란 어떻게 만들어 졌고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지 조금씩 감이 잡혔다. 

 아무 걱정 없이 사는 삶도 훌륭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 알고 있는 삶은 느낌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