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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퓰리처 글쓰기[리뷰]

 글쓰기 책들을 그동안 많이 읽었다. 독자를 유혹한다거나, 기자가 알려주는 비결이라는 둥의 제목이다. 앞선 책들을 읽으며 얻어가는 점들이 많았는데, 이를테면 같은 의미가 반복되거나 불필요한 조사를 삭제하고, '~에 의한'과 같은 일본식 표현을 피하라는 조언들이다. 확실히 문장은 보기 좋아졌고 읽기 편해졌다. 글쓰기는 좋은문장 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만족하며 살아왔다. 마치 숲이 아닌 나무만 봐 왔던 사람처럼 문장에 집착했다. 

 '퓰리쳐 글쓰기' 책을 찾게 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문장에만 집착하던 내 글쓰기는 복잡하고, 난해하고, 재미없고, 무슨말을 하는 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역시나 제대로 된 짜임새가 없는 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스토리가 글에 생명을 좌우 한다고 생각하니 약간의 겁이 났다. 스토리란 작가나 방송직원이 만들 수 있는 전문적인 기술이라는 생각이었다. 책을 읽기 전에 왜 그런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생각이 정 반대다. 티비를 틀어 '꼬꼬무'를 봐도, '서프라이즈를' 봐도, 드라마를 봐도 모두 틀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야가 트이고 나니 나도 따라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책을 읽기 전 엄청난 비법을 바란다면 기대를 버려야 한다. 기본을 설명하고 있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 봐도 '원래 알고 있던 건데'라는 반응이 나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가 기본이 없었구나'를 제대로 느낀 사람에겐 큰 도움이 된다. 중학교쯤 배웠단 소설의 구조 '발단, 전개, 절정, 위기, 결말'을 이 책에선 '내러티브'라고 표현한다.

 분명 알고 있는 내용인데 충격을 받기도 했다. 스토리에 근본이며 진리에 가깝도록 중요한 구조였다는 점에서다. 학교 다닐 때 '발단은 인물이나 배경 설명을 하고, 뭐 절정에서는 위험한 상황, 위기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으로 배웠다. 정작 내가 글을 써보거나 소설과 대조해보며 제대로 검토해본 적은 없다. 그렇게 배운 지식은 죽은 지식으로 이어져 머릿속 책장 구석에서 한 번도 꺼내지지 않았다. 스토리를 보는 사람은 내러티브 구조가 안보이고 쓰는 사람은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 이제 스토리를 보는 게 아니라 쓰고자 한다면 책에서 설명하는 구조를 명심해야 한다. 마치 책 자랑하는 판매원 같은 기분이 들긴 하는데 그정도로 깨우침을 많았다.

 책은 위에서 말했듯이 내러티브 구조 설명이 대부분이고, 이밖에 글을 쓰는 시점, 거리, 목소리 등 유연하게 글이 굴러갈 수 있도록 부가적 요소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