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물 찾기까지(어플 비추)
매물 찾는 일부터 킹받는 일 연속.
일단 직방, 다방, 피터팬 검색 ㄱㄱ
1. 전세금 저렴하고 깨끗해 보임->대출불가
2. 대출 가능하고 전세금 싼 곳 ->오래되거나 더러움
3. 대출 가능하고 집도 깔끔->중기청80%만 가능
4. 중기청 100% 가능하고 집도 깔끔->이미 집 나감
여기서 4번 찾기를 거진 5개월. 지칠 때로 지쳤다. 새로운 매물이 올라올때면 하루를 넘기지 않고 바로 확인 전화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 4번 매물 보러 간다고 이틀 뒤 약속 잡으면 전날 다른 사람이 계약 했다고 무산
- 퇴근하고 보러가겠다고 하면 저녁에 전화와서 다른사람이 가계약 했다고 무산
- 지금 당장 보러 가겠다고 하면 잠깐 사이 다른 사람이 사진만 보고 가계약금을 넣었다며 무산
그동안 '내가 느려서'. '내가 운이 없어서'라고 생각한 상황이 의심 가기 시작. 혹시 허위매물인가?
진실은 알 수 없다. 진짜 허위인지 아닌지. 어쨌든 나는 집 찾는 항로를 틀었다. 내가 직접 부동산을 찾아가자!
"그런데 어디 부동산으로 가지?"
같이 돕던 여자친구(ISTJ)가 맨붕이 왔다. 그냥 아무 부동산 무턱대고 찾아간다는 게 너무 막막한 모양.
"진짜 계획 없음 그냥 고고"
여친 손목잡고 길 가다 아무 부동산이나 들어가기 시작한 나.(ENFP)
여기저기 허탕도 많이 쳤지만 한가지 느껴지는 점. 어플에 없는 매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구나.
결국 한 오피스텔 상가에 있는 부동산과 연결이 돼서 중기청 100% 진행하기로 약속.(뒤늦은 생각이지만 대부분 오피스텔 아래층 부동산들이 그 건물 전부를 컨트롤 하는 경우가 많음. 고로 워킹으로 매물을 찾고자 한다면 큰 건물 아래 부동산을 공략해 보는 것을 추천)
2. 근데 이 매물 중기청 100% 가능한 거야?
일단 중기청 100%를 진행하기로 했다면 중개사만 믿으면 안된다. 그들은 중기청만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디테일 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장먼저 뭘 확인해야 할까.
바로 들어가고자 하는 건물의 공시지가다. 중기청 100%는 내가 지불하는 전세금액이 공시지가의 150%보다 높으면 안된다.
즉 건물 공시지가가 7천만원이라면 7천의 150%가 1억5백(7000X1.5)인데, 내가 1억5백보다 비싸게 전세 들어간다고 하면 돈을 내어 주지 않는다. 그러니 공시지가가 7천만원이라면 전세금을 1억 3백 정도로 해야 한다는 소리다. (경매까지 가는 최후의 상황을 대비한 시스템인듯)
그러니 일단 중기청 100%를 진행하기로 했다면 중개사와 함께 공시지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건물에 근저당이 잡혀 있다면?
3. 계약서 쓰고 준비물 철저히!
후.. 여기까지 오고 중기청 100%를 결정했다면 계약서를 써야한다. 계약서 같은 건 처음 써보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상인 중개사에게 '뭘 고민하냥 별거 아니니 후딱 쓰자'라는 무언의 압박까지 받으면
'혹시 내가 사기 당하는 건 아닌가', '실수라도 하면 어쩌지' 같은 괴로움에 시달리게 된다.
준비는 본인이 철저히 해야하는 법 특히 '대출이 안되면 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특약은 절대 빼먹으면 안되며, 나머지는 스스로 알아보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뭔가 걸린다.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니 집주인 명의로 근저당이 잡혀있다.
인터넷 후기 찾아보니까 근저당 있는 건물은 중기청 100%가 안되다고 하던데 이런 젠장.
결론부터 말하면 근저당이 있어도 중기청 100% 가능. 단 여기서 우리가 대출하는 전세금으로 집주인이 근저당을 말소(빚청산)해야 한다는 특약을 넣어 줘야 한다.(나 같은 경우 이런 특약을 넣지 않아서 은행에서 여러번 확인전화가 왔다)
좋아! 계약서도 썼으니 집주인한테 계약금 5% 이체한 뒤 중개사로부터 받은 영수증까지 챙겼다. 이제 바로 은행으로? NO! NO! 가까운 동사무소로 가서 내가 이런 계약서를 썼으니 확정일자 등록해달라고 해야한다. 수수료 받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는 듯.
⁙ 중기청 100%라도 계약금 5%는 본인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1억짜리 전세라면 5백만원이 필요하고 이 돈은 나중에 집주인에게 돌려 받든지 아니면 애초에 대출을 9500만원만 실행시키면 된다.(대출은 10만원 단위로만 실행된다는 첨 참고, 9505만원 대출 이런 거 안됨)
4. 증말 다 준비했다 딱 기다려 은행!
서류 바리바리 싸들고 은행에 도착.
내가 준비한 서류 목록
- 신분증
- 주민등록등본
- 주민등록초본
- 확정일자 받은 계약서
- 계약금 영수증
- 건물 등기부등본
-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 급여명세서 1년치
- 건축물 대장
- 회사 사업자 등록증
- 재직증명서
- 회사 주업종코드확인서
- 가족관계 증명서
다른 블로그 후기들 보고 빠짐없이 준비해 갔다. 급여명세서 1년치 12장과 다른 서류들 합치니 제법 뭉탱이처럼 두껍다. 다 준비하고 나니 왠지 뿌듯!?.
'더이상 은행은 날 거절할 수 없어. 이렇게 철저히 준비했는데 감히 나를 돌려보낼 수 없어'라고 혼자 상상속에 외치고 비장하게 들어갔다.
4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남자 은행원. 체형은 통통하지만 작은눈으로 날카롭게 나의 허점을 집어낼 것 같다. 차분하게 내가 준비한 서류를 여러번 살펴보기 시작하더니 말한다.
"서류는 잘 준비하셨네요"
"그런데 급여명세서에 회사 직인이 안 찍혀 있으세요. 또 임대인 통장사본도 누락돼 있네요. 그리고 은행 대출접수 전에 기금e든든을 통해 사전접수를 하고 오셔야 해요"
방심했다. 블로그엔 없던 내용인데.
비장하게 입장했지만 은행원에게 10분컷으로 패배. 그리고 힘없이 뒤돌아 나왔다. 더이상 회사에 연차 쓰기도 눈치 보이는 상황.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5. 신용불량자가 될 수 도 있어
다시 한 번 인내를 갖고 모든 서류 제출하고 대출 접수를 진행했다. 그리고 접수하면서 알게된 '대출사고' 사례들. 특히 나 같은 경우 집주인이 근저당이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잔금날 대출금 받은 집 주인이 근정당 말소(빚청산)를 안하고 도망간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되겠지만 실제 사례가 있는 모양. 사고가 터지면 나는 빚 1억인 신용불량자가 된다.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결국 집주인이 잘 협조해 주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흥신소처럼 아침부터 집 주인 스토킹 할 수도 없는 노릇.
6. 입주 날짜를 2주 정도 뒤로 잡을 걸
블로그 후기를 보니 중기청 100% 대출 심사가 모두 끝나는 데 한달 정도 걸린다고 해서 잔금 날짜를 계약 후 한 달 뒤로 잡았다. 나의 실수였다.
중기청 100% 심사는 총 4단계인데 마지막 두 단계에는 '사전자산심사'와 '사후자산심사'가 있다. 중요한 건 '사전자산심사'는 2주 정도 소요되는데, 여기까지만 통과되도 대출은 바로 실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대신 추후 '사후자산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을 경우 이자가 올라가는 패널티가 생긴다고 한다.
나는 잔금날을 아주 넉넉하게 잡았으니 심사도 천천히 진행됐다. 나 같은 경우 잔금 전에 '사후자산심사'에서 부적합이 나올 경우 대출은 말짱 도루묵이 된다.
혹시 모를 불안감에 하루하루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코로나 검사받고 다음날 음성 문자 기다리는 심정이랄까. 아니면 사고치고 경찰서 출석 통지서 받은 기분이랄까. 아무튼 기다리는 보름 내내 기분이가 별로였다.
잔금 직전까지도 "혹시 집주인이 말소등기를 제대로 안 해주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에 시달렸다.
7. 글을 마치며
실제로 글 쓴 거보다 돈도 더 들어가고(인지세, 보증보험 등) 자잘하게 신경써야 할 게 많습니다. 매물 알아보다 뒷목잡고, 은행 드나들며 회사 눈치 보고, 대출승인 기다리면서 담배가 늘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막상 중기청 100% 성공하고 나니 이보다 좋을 수 없죠. 대출 과정이 까다롭지만 중소기업 다니면서 정말 고마운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준비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저처럼 시행착오 겪지 마시고 파이팅 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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